2016-03-08 누구를 위한 프라임사업 논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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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수협의회 | 작성일16-03-09 11:18 | 조회1,518회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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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프라임사업 논의인가
교수협의회는 총장과 이사장이 새롭게 교체된 것을 전기로 중앙대학교가 이제 정상적인 소통과 논의에 기반한 대학이 되기를 바랐으며, 이를 위해서 학교 본부에 대해서도 최대한 협력하였다.
교수협의회는 학교의 소통 및 의사 결정구조가 정상화되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라임사업 추진의 논의부터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보고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으나, 점차 프라임사업 추진 방식이 작년의 <선진화 계획(안)> 때를 닮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김창수 총장과 학교본부가 협력과 소통을 강조하는 진정성을 갖추려면, 길을 잃고 잘못 나아가고 있는 프라임사업 논의부터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중요하게 부각되는 몇 가지 문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1) 대체 무엇을 위한 사업인가?
학교본부는 프라임사업을 신청해야만 한다고 강조하지, 이를 통해서 중앙대의 미래를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고 그 근거는 무엇인지에 대해 한 번도 제대로 밝힌 적이 없다. 처음에는 융합공대를 만든다고 했다가 그 다음에는 공대 내에 몇 개의 새로운 전공을 신설한다고 말이 바뀌었을 뿐, 새롭게 추진하는 전공의 적합성과 단기간 내 새로운 신설 전공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에 대해서 어떤 근거 있는 비전도 제시한 바가 없다. 집중 지원하겠다는 공학 분야의 경우조차 장기적으로는 어디 하나 집중 지원할 수 없이 자원만 더 분산시키는 계획이 마련되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조금 더 분명한 이유라곤 당분간 예산 부족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 사업 신청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뿐이다.
이처럼 실체가 아직도 불분명한데 모든 논의는 단과대별로 정원을 몇 명 뺄 것인가에만 집중된 ‘묻지 마 신청’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기이한 상황이다.
(2) 사업추진자의 말을 신뢰하기 힘들다
프라임사업은 작년에 김성조 연구부총장이 추진하다가 총장이 바뀐 다음부터는 박해철 행정부총장이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해철 부총장은 김성조 부총장이 약속한 사항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여러 회의에서 책임지지 못할 발언을 반복하여 사업추진에 대한 일반 교수들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다.
최근 특정 단과대 회의에서 박해철 행정부총장의 발언을 보면, 과연 학교본부를 신뢰할 수 있는지 의심스러운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첫 번째로, 대표자회의에서 프라임사업과 관련해 하지 않은 약속을 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박 부총장은 한 회의석상에서 대표자회의가 “프라임사업에 동의하였다”고 사실이 아닌 발언을 하였다가 이의가 제기되자, 대표자회의가 “프라임사업 추진에 동의했다”고 말을 바꾸었으나, 이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다시 확인되자 마지막으로 대표자회의가 “프라임사업 계획 작성에 동의했다”고 또 말을 바꾸었다.
두 번째로, 학교가 구조조정의 가장 중요한 근거로 내세운 고용정보원 자료에 대해서도 박부총장은 형편없는 데이터에 불과하다고 시인 하였다고 한다. 학교 본부 스스로 각 단과대의 정원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 근거가 자의적이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셋째, 잘 협조하면 신설되는 새로운 전공 내에 영향력을 발휘할 여지를 줄 것처럼 오해될 발언도 있었다고 한다.
박해철 부총장은 2월 18일 전체교수회의에서도 아직 논의 중인 프라임사업 계획안을 기정사실처럼 발표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박 부총장이 하고 다니는 말을 놓고 보면, 프라임 사업에 대해 신뢰는 점점 더 줄어들지 않을 수 없다.
(3) 약속 미이행
지난해부터 계속된 대표자회의에서 교수대표들은 세 가지 원칙을 제시한 바 있고, 교수협의회도 이를 강조하였다. 첫째, 프라임사업 추진과정에서 그리고 교육부 지원 완료 이후에도 실질적으로 책임질 법인의 충분한 지원 계획의 명문화. 둘째, 프라임사업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학문단위에 대한 충분한 지원 및 발전 계획의 명문화. 셋째, 프라임사업 신청이 선정되지 않을 시 원상복구의 약속.
이에 대해 앞선 책임자인 김성조 부총장은 구두로 여러 차례 실질적인 응낙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책임자가 바뀌고 프라임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현재, 학교본부는 이 세 가지 전제 조건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은 적이 없다.
(4) 단과대 논의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유포
박해철 부총장은 2월 18일 전체 교수회의에서 예술대학이 마치 프라임사업에 동의한 것처럼 발언한 바 있으며, 단과대학 순회 설명회 장소에서도 다른 단과대학의 논의를 마치 결론이 난 것처럼 소개한 일이 많다.
학교 전체 사정에 대해 정보가 적은 교수들은 다른 단과대에 대해 잘못 알려진 정보를 가지고 자기 단과대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교는 이를 바로 잡으려는 노력을 한 적이 없다.
프라임사업 때문에 인원조정이 논의된 주요 단과대 사정은 알려진 바와 다르다.
안성캠퍼스의 예술대는 2월 3일 교수협의회와 학과(부)장 회의를 통해, 지금까지 논의된 추진안이 예술대에 가져올 불이익이 크다고 예상되며, 음악학부와 전통예술학부 등 대부분의 전공들의 경우는 동의 없는 강제적 정원감축 계획으로 교육기반이 무너질 것으로 판단되어, 신설되는 공학 관련 대학으로 일부 전공 인원을 이전하려던 논의도 보류하고, 예술대 자체적으로 발전계획안을 마련해 재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 내용은 당시 김창수 총장 내정자에게도 전달된 바 있다.
경영대학에서도 아직까지 인원을 이동하는 데 대해 동의를 얻어내지는 못했으며, 인문대와 사회대에서도 기본적으로 프라임사업과 인원이동에 대한 단과대 차원의 합의나 동의가 제출된 바는 없다.
(5) 대표자회의 위상 폄하
학교본부는 대표자회의가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는다고 근거 없이 비난하면서, 대표자회의의 위상을 폄하하고 대표자회의를 bypass해서 프라임사업을 추진하려는 태도마저 표명하고 있다.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되며, 학교본부에 대해 지닌 최소한의 신뢰마저 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 본부의 일부 보직교수뿐 아니라 일부 단과대 학장들마저 이런 황당한 주장을 공공연히 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표자회의는 학교가 어떤 구체적인 내용도 제시하지 않고 우선 프라임사업 신청에 동의해달라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면서 학교가 조속히 구체적 내용을 담은 제안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하였을 뿐이다. 이를 문제 삼는 것은 학교 스스로 추진 내용이 부실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음으로, 지난 한 달여 동안 대표자회의가 잘 작동하지 않은 것은 학교 본부가 대표자회의 공동위원장을 부총장으로 차출해 가고 나서 대표자회의 정상 운영을 위해 필요한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달여 동안 교수대표들은 새로운 위원장 선정 등을 포함한 요구를 반복해 제기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학교본부의 프라임사업 추진 방식은 작년 초 <선진화 계획(안)> 추진 방식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학교는 반복해 “설명회”만을 추진하고자 하지, 중앙대를 위한 미래의 방향이 무엇인지를 학내구성원들과 진정으로 소통하려는 자세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특히 교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용구 전총장이 임명한 박해철 행정부총장은 교수들과의 약속과 소통도 무시한 채 누구를 위한 프라임사업인지 알 수 없는 방향을 고집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과 같은 방식의 프라임사업 추진 논의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대표자회의가 주최하는 공청회 자리에서 이런 여러 가지 문제점과 의혹들이 토론되어야 한다고 보며, 학교는 학내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2016년 3월 8일
중앙대학교 교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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