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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학교 교수협의회 명의로 발표되는 성명서를 수록하는 공간입니다.

0311 한상준 대학원장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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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수협의회 | 작성일15-09-05 14:58 | 조회2,29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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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안>은 연구중심대학을 포기한 것인가?
: 한상준 대학원장에게 묻는다



이번 <계획안>을 본 많은 교수님들이 갖는 의문은 <계획안>이 연구중심대학의 비전을 포기한 것 아닌가라는 것이다. 그 동안 <계획안>이 탄생한 절차가 너무나 황당해서 정작 그 내용에 대해서는 심층적으로 살펴볼 기회가 거의 없었다. 이제는 내용을 하나씩 들쳐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먼저 가장 큰 문제인 연구중심대학의 비전에 대해 물어볼 사람을 찾으니 주무 책임자인 한상준 대학원장이 적임자라 생각된다.

그런데 한상준 대학원장은 요즘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를 전파하는데 바쁜 것 같다. 기회만 닿으면 본인이 소속된 자연대학 교수는 물론이고 그 외 사람들에게도 이 <계획안>을 홍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작 본인의 주 업무 대상이어야 할 대학원에서는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이 <계획안>에 대해 본부가 그렇게 중시하는 “설명회”인지 “간담회”인지를 열었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지난 4년간 교무처장을 맡았던 경력을 고려하면 이 <계획안>에 애착이 있는 것은 알겠지만, 그래도 이 비상한 시국에 대학원생 대표들과 이 문제에 대해 모임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계획안>은 “학부”의 문제이지 대학원 문제가 아니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많은 대학원생들이 “학부의 학과가 사라지면 당연히 대학원의 학과도 고사된다”고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고, “대체 학교본부는 대학원을 육성할 연구중심대학의 비전을 가지고 있기는 하냐”는 불만이 도처에서 들리는데, 어디 가 계신 걸까? 3월 2일 열린 대학평의원회 제41차임시회의 회의록을 보면, 본부에 대한 요구에 “대학원생과 교직원에게도 선진화 계획을 충분히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할 것”이 포함되어 있는데, 학교본부가 전달도 안 한 것인가?

그래서 대학원 학생들을 대신해 질문을 던져 보겠다. <계획안>은 연구중심대학의 비전을 포기한 것 아닌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질문자도 응답자도 “객관적”이기 어려울 테니, 이럴 경우 제3자의 말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계획안>은 중앙대만의 관심사가 아니라 모든 사립대학의 관심사였기 때문에, 학교 밖의 관련자들이 이 <계획안>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살펴보면 실마리가 풀릴 수도 있을 것이다.

3월 7일자 <한국경제> 신문에는 “취업률 낮으면 대학 정원 줄여야 하나”라는 제목으로 중앙대의 대학구조조정을 다룬 <맞짱토론>이 실렸다(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5030629871). 여기서 <반대>측에 선 임재홍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중앙대의 현재 개편안이 교육부의 잘못된 정책을 따르는 예라고 지적한다. 그런데 이 토론에서 더 흥미로운 주장을 편 이는 <찬성> 측에 선 주대준 선린대 총장인데, 이분은 전 KAIST 부총장 출신이다. 이 분은 대학이 사회적 요구에 맞추어 구조개혁에 나서는 것은 “절박한 몸부림”이라고 하고, 또 그런 관점에서 중앙대의 시도를 추켜세우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 분 주장을 여기서 소개하는 것은 그 주장의 전제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연구중심과 실무중심 대학으로 재편돼야 한다. 다만 대학원 중심대학은 인문학과 자연학의 고사를 막고 전통적인 학문 연구의 방향을 잡아 기초학문을 튼튼히 다져야 한다. 기초학문이 무너진 상태에서 기업 수요 중심 학과개편을 시행하는 것은 ‘일하는 로봇’을 양성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건 무슨 이야기인가? 그 앞뒤 문장을 살펴보면 명료해지는데, “대학들은 연구중심대학과 실무중심대학으로 재편돼야”하는데, “산업체 수요를 감안한 실무중심” 대학으로 가려면 “중앙대 개혁안[이] 우리 대학들의 변화의 신호탄”이라는 이야기이다.

자 그럼, 마음을 좀 차분히 가라앉히고, 바깥에서 보는 중앙대 <계획안>의 핵심을 좀 냉정하게 이해해보자. 누가 보더라도 그 <계획안>은 실무중심대학으로 가는 길이고, 연구중심대학을 포기한 것이며, 위의 인용에서 보듯이 ‘일하는 로봇’을 양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연구중심대학을 포기하고 실무중심 대학의 길을 선택했다면 중앙대를 본받자!”

그런데 <계획안>을 소개하면서 이찬규 교무처장은 하버드 대학을 예를 들고, 김병기 기획처장과 김재훈 미래전략실장은 온갖 해외 대학을 들먹이며 이것이 마치 “Liberal Arts College” 모델인 양 호도하고 있다. 과연 “Liberal Arts College”의 교과구성과 운영방식을 한 번이라도 검토하고서 하고 있는 말일까?

그런데 연구중심 대학으로 간다는 것은 대학원장도 알다시피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대학본부가 교수들에게 압박을 가해온 목표 아니었던가? 여기서 중앙대학교와 ‘연구중심대학’의 ‘애증관계’를 한 번 살펴보자. 지난 6년간 중앙대 교수들에게 쏟아진 온갖 비난과 모욕은 “너희들이 연구를 안 해서 연구중심 대학이 못 된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치자. 그래서 중앙대 교수들은 참으로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학교가 좋아하는 중앙일보 평가를 인용해 보자.

중앙대는 2013년과 2014년 연속으로 종합순위 8위를 기록했다. 현 재단이 처음 들어온 2008년에는 14위였는데, 이 순위가 높아진 것을 재단과 학교 보직교수들이 자신의 성과로 크게 자랑하고 있다. 그럼 이 순위를 높이는데 교수들이 어떤 기여를 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2008년과 2014년을 비교해 보면, 교수연구는 14위에서 3위로, 영어강좌 비율은 15위에서 1위로, 인문사회체육 교수 1인당 국내논문 수는 11위에서 2위로(2012, 2013년은 1위), 계열 평균 교수당 국제논문 피인용수는 28위에서 8위로, 계열평균 교수당 국제학술지 논문수는 24위(과학기술분야)에서 5위로 비약적 상승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교수들이 할 수 있는 모든 지표들은 중앙대 종합순위보다 같거나 훨씬 앞서있다. 그럼에도 중앙대의 평가순위가 더 높아지지 않는 것은 학교의 지원이 필요한 다른 평가 지표들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교수들 개인당 연구업적 지표만 놓고 보자면, 중앙대학교 교수 수준은 연구중심 대학을 이미 본격 추진하고도 남을 수준임이 확인된다.

되돌아보면 중앙대 교수들은 참 무던히도 참았다. 지난 6년간 개인에게 요구되는 연구기준은 계속 높아졌지만 교내 연구비는 오히려 모두 사라졌고, 급여도 사실상 몇 년간 동결되었으며, 연구년을 갈 수 있는 사람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이렇게 압박만 하면서 개인별 수치만 올리려 하다가는 협력도 붕괴되고, 대형 연구 기반 육성도 모두 실패하며, 학생들 교육에 마이너스가 된다고 여러 차례 문제제기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참았다. 그래, 교수가 학교 발전을 위해 기여할 것이라곤 연구밖에 없다고 하니, 참 우직하게도 학교 말을 잘 듣고 연구만 계속 해왔다. 곧 연구중심대학으로 본격 도약할 날을 기다리면서.

그런데 올해 2월 26일 전체교수회에 참여해 아트센터 대강당에 모여 앉은 교수들에게 갑자기 난데없는 비난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리 학교의 방향은 연구중심대학이 아니라 실무중심 대학이었는데, 너희 교수들이 취업 실무에 도움이 되는 교육을 안 했기 때문에 학교가 이 모양이 되었다는 것이다. <계획안>은 이로 인해 초래될 연구중심대학 비전 포기의 우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언급이 없다.

이 전환이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국내 대학 평가 8위에서 더 비약하기 위해서는 연구를 더욱 강화해야한다고 한 게 엊그제인데, 이제 중앙대의 미래에 ‘연구’라는 단어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고, 오직 ‘기업 수요’만 등장한다. 그리고 또 다시 모든 책임은 교수들 어깨 위에 떨어졌다.

사태가 이렇게 되어 연구중심대학의 비전이 사라졌다면, 머리띠를 매고 <계획안> 강행에 가장 먼저 반대해야 할 사람은 대학원장 아니겠는가? 대학원장은 지난 4년간 교무처장으로 있으면서 교수 개인당 연구업적 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을 주도해 왔다. 누가 보아도 그 이유는 그것이 중앙대를 연구중심대학으로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그런데 지금 연구의 중심인 대학원장의 자리에 서서, 학부를 실무중심대학으로 개편한다는 요지로 해석되는 <계획안>이 중앙대의 앞길이라고 전도하고 다니면서, 정작 이 <계획안>과 대학원의 비전이 어떻게 관련되는지에 대해서는 교수들이나 대학원생들에게 아직 별 설명을 해주고 있지 않다.

서두에서 인용한 주대준 선린대 총장과 같은 해석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학교가 구조조정을 시행한다면서 늘 언급하는 ‘벤치마킹’ 대학을 한 번 살펴보자. 상위 10위권 대학 중 ‘정원조정 선도대학’에 투입될 7500억원의 일부를 받기 위해 학교 구조를 대폭 뜯어고치며 나선 것은 중앙대가 유일하다. 다른 대학들은 몰라서 그랬을까? 그렇지 않다. 학교의 평판을 결정하는 것은 취업률만은 아니다. 그리고 취업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당장 수요대비형 대처만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 취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전략과 장기적 전략이 맞물려 고려되어야 하며, 기업의 수요와 사회 전체의 수요도 맞물려 고려되어야 한다. 이른바 ‘좋은’ 대학이라면 ‘단기’에만 ‘올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곧 연구중심대학을 포기하는 것이고, 이는 상위권 대학으로 진입하거나 남아 있기를 포기한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연구중심대학에서 실무중심 대학으로 이런 전환은 누가 결정했는가? 그리고 누가 그로 인한 결과를 책임질 것인가?

한상준 대학원장께서는 연구중심대학의 미래에 대해 우리 대학원생들부터 먼저 설득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2015. 3. 11.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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