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10 밀실행정의 트라이앵글 ③ 미래전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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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교수협의회 | 작성일15-09-07 21:57 | 조회5,597회첨부파일
- 0710 중앙대 교수들은 자기 학교의 미래를 설계할 능력이 없다.hwp (31.5K) 91회 다운로드 DATE : 2015-09-08 08:5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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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교수들은 자기 학교의 미래를 설계할 능력이 없다?
지난 3월 6일에 교수대표 비상대책위원회는 <미래전략실의 실체를 밝혀라: 총장에게 보내는 공개 질의서>라는 제목으로 우리학교 미래전략실의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미래전략실은 “법인사무처-홍보실-미래전략실”로 이루어지는 중앙대 밀실행정 트라이앵글의 마지막 고리이다. 법인사무처가 학교 위에 재단이 군림하도록 하는 행정체계를 만들어주었고, 홍보실이 학내 언론 탄압의 주도자였다면, 미래전략실은 지난 몇 년간 중앙대를 뒤흔든 구조조정(올해 모든 학과를 폐지한다는 구조조정도 포함해)의 진원지였다.
엑센츄어 중앙대 ‘분소’나 다름 없는 미래전략실
미래전략실은 컨설팅회사인 엑센츄어 이사 출신인 김재훈 미래전략실장이 2014년 1월 중앙대 직원으로 영입되면서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는 사안에 따라 외부 컨설팅에 의존해 구조조정이 추진되었지만 이제부터는 구조조정 업무를 전담하는 미래전략실이 대학의 공식 기구가 되면서 구조조정이 상시화된 것이다. 중앙대에는 구조조정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구조가 정착되었다.
생각해 보라. 미래전략실의 핵심 업무는 구조조정이고, 그 성과를 반영해 고액 연봉을 받고 있는데(김재훈 미래전략실장은 총장을 제외하고 중앙대 구성원 어느 누구보다도 더 많은 연봉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상시적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이 조직의 필요성이 있겠는가? 미래전략실은 결국 구조조정을 위한 구조조정을 반복하고, 교육적 목표도 상실한 구조조정을 되풀이해 중앙대를 수렁에 빠뜨린 본산이다.
교육적 목표도 없이 모든 구조조정을 주도해 온 미래전략실
이 미래전략실이 어떤 일들을 추진해왔는가를 우리는 김재훈 미래전략실장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잘 확인할 수 있다. 김재훈 미래전략실장은 중앙대에 자리를 잡기 전인 2013년 6월 27일 <전국기획처장 협의회>라는 모임에서 “대학혁신 방향과 사례”라는 발표를 하였다. (http://www.kaudp.or.kr/bbs/bbs_view.asp?pNum=92&bbsID=conference_info)
이 자료는 당시 엑센츄어 이사였던 김재훈 현 미래전략실장이 자신이 추진하고 있던 중앙대의 구조조정 사례를 전국의 기획처장들에게 자신이 성과로 “자랑스럽게”소개하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그 직후 김재훈씨는 중앙대의 미래전략실장으로 영입되었다.
이 자료를 보면, 1)계열부총장제 도입, 2)행정부총장제 도입, 3)성과연봉제 추진, 4)시장 수요에 따른 학과 통폐합, 5)ERP 도입 등 지난 몇 년간 우리를 혼란에 빠뜨린 모든 ‘구조조정안’이 소개되어 있다. 이것을 보면 지난 몇 년의 구조조정이 사실상 엑센츄어와 엑센츄어 출신을 영입한 미래전략실의 구도대로 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60쪽 분량의 이 현란한 PPT 자료의 요점은 “수요자 중심”과 “치열한 경쟁”뿐이고, 이쪽 학교 모델을 저쪽에 붙이고 저쪽 학교의 모델을 이쪽에 붙이는 것을 반복할 뿐, 교육목표와 교육방향에 대해서는 어떤 고민도 없음을 알 수 있다.
지난 7년간 두산 재단 하에서 중앙대 교수들은 스스로 자기 학교의 미래를 설계할 능력이 없는 무능력자 취급을 받았다. 모든 지침은 스스로 대학 구조조정 전문가를 자처하는 컨설팅 회사 출신의 이 미래전략실장으로부터 나왔지만, 그것이 교육적 목표에 맞는지는 고사하고, 그게 과연 중앙대에 제대로 정착될 수 있는 모델인지조차 검토받아 본 적이 없다. 교수들은 그저 시키는 대로 따라야 했을 뿐이다. 구조조정을 지시한 수많은 컨설팅 회사가 있었고 그것을 그대로 가져다 쓴 본부 보직자들이 있었지만, 이런 컨설팅 회사나 이것을 가져다 쓴 보직자들이 반대로 컨설팅 평가의 대상으로 객관적 평가를 받아보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실패한 구조조정과 책임회피의 극치
그런데 화려한 외양을 갖춘 여러 구조조정 방안들의 결과는 참으로 초라하며, 그 실패와 문제점에 대해 누구 한 사람 책임지는 것을 보지 못했다. 계열부총장제는 왜 도입했다 문제점에 대한 반성도 없이 슬그머니 사라졌는지, 지금 실시하는 기능형 부총장제라는 옥상옥 체제의 비효율성은 예견되었음에도 왜 견제 없이 도입되었는지, 제대로 실시도 되지 못하면서 무늬만 연봉제인 급여체계는 젊은 교수들의 낙담을 얼마나 심화시키고 있는지, 대학평의원회에서도 문제제기가 있었듯이 도입 필요성을 설득하지 못하는 ERP는 왜 도입되어야 하는지 등등 주요 사안에 대한 심도있는 평가를 들어보지 못했다. 이렇게 길게 나열할 필요도 없다. 올 한해 중앙대를 뒤흔들고 아직까지도 그 여파가 지속되는 학과제 전면폐지라는 몰상식한 사고는 어떻게 아무 견제 없이 버젓이 발표될 수 있었는가? 대학교에서도 정책 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흘려들을 말이 아니다.
이사장의 명령을 받아 총장을 지휘하는 미래전략실
미래전략실이 버젓이 있는 한, 중앙대는 건설적 의견이 모이고 소통이 활성화되고 바람직한 미래를 찾아나가는 학문공동체가 될 수 없다. 학교구성원들 또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수동적 인간으로 변질되어 갈 뿐이다.
미래전략실을 유지하는 것은 결국 총장에게 교수대표로서 권한을 주지 않고 대학을 이사장 마음대로 주무르기 위한 것일 뿐이다.
교수협의회는 지난 <학부 학사구조 선진화 계획(안)>을 입안해 중앙대를 혼란에 빠뜨린 책임을 물어 미래전략실을 폐지할 것을 줄곧 요청하였다. 그러나 모든 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 총장은 이 또한 자기 권한 밖이라며 외면했다. 직제상 분명히 행정부총장 산하에 있는 미래전략실이 총장이 손댈 수 없는 치외법권 지역이라면, 대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가? 총장은 총장실 직속인 미디어센터와 홍보팀의 인사도 자기의 권한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제 분명해졌다. 두산그룹식 중앙대 통치의 핵심은 “법인사무처-홍보실-미래전략실”로 이어지는 “밀실행정의 트라이앵글”에 있으며, 이는 총장의 권한이 미치지 않는 치외법권 지역이다. 지금 총장의 불신임투표에 이르기까지 된 총장의 무능함도 이런 “밀실행정의 트라이앵글”을 통한 학교행정에 대한 초법적 개입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현 재단이 박용성 전 이사장처럼 교수들을 “적”으로 생각할지 아니면 교수들을 협력자로 생각할지는 이용구 총장 불신임 이후 교수들의 협력과 신뢰를 얻기 위해 재단이 어떤 행보를 걷는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2015. 7. 10.
중앙대학교 교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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